구리중학교(교장 백종실)는 구리보건소와 함께 2023년 5월-11월 6개월간 1학년 학생 77명 대상 '스마트밴드와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아동.청소년 모바일 헬스케어사업'을 시범 운영하여 성공한 사례가 있어 백종실 구리중학교 교장 및 이태구 구리중학교 체육교사 대상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Q1. 구리중학교에 대해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1984년에 개교하여, 내년에 개교 40주년입니다.

역사는 선배이고, 선배는 구리 중의 힘이죠.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멋짐과 착함이 뿜뿜 뿜어 나오는 남학생들이 모여 있습니다. 선생님들을 좋아하고 학교를 좋아하는 학생들이 많아서 선생님들이 행복합니다.

 

Q2. 교직을 직업으로 선택하신 이유와 교장이 되고자 한 특별한 계기가 있었습니까?

Q2-1 교직을 직업으로 선택한 이유

8살 때 학교에 들어간 이후 선생님처럼 지적이고 따뜻한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선생님이란 꿈을 꾼 덕분에 아버지의 사업 실패도 견딜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 학교는 놀이터였어요. 가장 재미나고 신나고 또 가고 싶은 곳. 그러니 선생님이 될 수 밖에요.

Q2-1 교장이 되고자 한 특별한 계기

친정아버지께서 제가 어릴 때부터 여교사가 되기를 바라셨어요. 딸을 끔찍이도 아끼셨던 아버지는 여자가 남자와 똑같이 존경받고 대우 받을 수 있는 직업 선생님이라고 생각하셨어요. 첫 출근을 하는 날 새벽에, “여 교장이 되었으면 좋겠구나.” 하셨어요. 늘 마음에 있었죠.

 

Q3. 교직생활 중 기억에 남은 에피소드 또는 제자가 있다면 그 이유를 소개해주세요.

Q3-1 교직생활 중 기억에 남은 에피소드

제자들의 비밀의 지켜주기 위해 이야기할 수 없는 에피소드가 많습니다. 비밀을 지켜주신다면 이야기할게요.

깡패님들의 방문

Q3-2 기억에 남는 제자 이유

가을에 첫 발령을 받았어요. 중간에 중학교 2학년 담임을 맡게 됐는데 첫날부터 학교에 나오질 않는 J가 있었어요. 가출했다 돌아온 J를 만나보니 예쁘고 똑똑했는데 이상하게 집에 들어가는 걸 거부했어요. 혼자 자취했던 시절이라 한 달 정도 함께 지내며 밤에는 공부하는 걸 지켜봤어요. 2학기 중간고사 성적이 평균 80점이 넘었던 기억이 납니다. 중3에 올라가면서 담임이 바뀌게 되었는데 또 다시 가출하고 결국엔 자퇴했어요.

3년 뒤, 제가 결혼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예쁜 선물을 사들고 찾아왔어요. 저녁을 사서 먹이고 저는 이렇게 얘기했어요. “검정고시 봐라. 고등학교 졸업장이 없이는 다시는 찾아오지 마라.” 서운함과 원망이 가득 찬 얼굴로 떠나간 J가 돌아오기까지 4,5년이 걸렸던 것 같아요. 다시 돌아온 J는 2년제 전문대학 유아교육과를 졸업하고 유치원 교사가 되어 있었어요.

 

Q4. 교직 생활 중 가장 보람 있었던 일과 후회되는 일이 있다면?

Q4-1 교직 생활 중 가장 보람 있었던 일

다음 해 3학년 담임을 하게 되었어요. 씩씩하고 의리 있는 S를 만났어요. 2학년 때 사춘기를 가장 심하게 앓았다는 학생인지라 교실 화병을 관리하는 일을 맡겼어요. 그날도 아침 일찍 교무실에 왔어요. 저에게 들꽃 화병을 받아 교실로 가져가기 위해서였죠.

문제는 S 때문에 신경 쓰느라 머리가 다 하얘졌다는 어느 선생님의 한마디였어요. “네가 언제부터 그렇게 착했냐?” 대충 이런 얘기였던 것 같아요. S는 폭발했고 꽃병은 날아갔습니다.

10여 년 전에, 그 해 제자 50여명이 모인 곳에 초대받아 갔어요. 여수에 사는 S는 비행기를 타고 버스를 타고 남양주까지 날아왔어요. 아이스박스에 얼음을 깔고 그 위에 각종 생선회를 얹어서 가져왔어요. 손수 회를 떠서요. 그날 제자들이 선물해 준 목걸이와 귀걸이를 아끼고 있습니다.

Q4-1 교직 생활 중 가장 후회되는 일

선생님 때는 늘 학교가 우선이었어요. 당연히 가족이 2순위였지요. 가족에게 미안하지만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교장이 되어서는 학생들을 우선하다 보니 늘 선생님들이 2순위였어요. 미안하고 후회하는 부분입니다.

 

Q5. 교장으로서 학교를 향한 비전은 무엇입니까?

학교는 함께 꿈을 꾸고 지혜롭게 미래를 준비하는 행복한 배움터여야 합니다. (교육목표: 참여와 소통으로 꿈과 행복을 실현하는 미래 인재 육성)

그런데 학교장 한 사람의 비전은 의미가 없습니다. 현재 우리 학교 비전은 “존중하는 마음으로 공감하고 소통하는 따뜻한 학교”인데 교육공동체가 머리를 맞대고 정한 것입니다.

 

 구리중학교 현관 입구에 세워져 있는 구리보건소 스마트밴드와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아동.청소년 모바일 헬스케어 시범학교 배너./ 연합투데이
 구리중학교 현관 입구에 세워져 있는 구리보건소 스마트밴드와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아동.청소년 모바일 헬스케어 시범학교 배너./ 연합투데이

Q6. 체육교사이신 이태구선생님, 구리시보건소 건장증진팀과 2023. 5월 ~ 11월까지 6개월간 구리중학교 1학년 학생 77명 대상 아동·청소년 모바일 헬스케어사업을 시범 운영하셨는데, 이 사업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학교에서 바라보는 성과는 어떤가요?

Q6-1 아동.청소년 대상 모바일 헬스케어사업은 학생들이 모바일 앱(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생활습관을 기록하면 보건소 운동 처방사, 영양사, 간호사가 온라인으로 정보를 파악해 개개인에 맞게 맞춤형 건강 상담을 제공하고 부족하거나 필요한 내용은 재미있는 미션을 통해 실천하는 '모바일 건강관리 서비스'입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밴드를 손목에 착용하고 일일 미션으로 주어지는 ①매일 6,000걸음 이상 걷기, ②매일 근력운동하기, ③단 음료 마시지 않기, ④패스트푸드 먹지 않기, ⑤야채 섭취하기를 매일 숙제처럼 운동일기와 식사일기쓰기를 작성해야 하는데,  6개월 동안 지속하는 것입니다.

Q6-2  아무리 좋은 사업이라 해도 학교에 사업제안했을 때 교장선생님의 승낙이 있어야 담당교사가 사업을 할 수 있는데, 우리 구리중학교 교장선생님이 흔쾌히 승낙해주셔서 시범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아동.청소년 대상 모바일 헬스케어사업을 통해 학생들의 자가 건강관리 능력이 향상되었고, 청소년 시기 책상에만 앉아 있는 것이 아닌 신체활동 증가 뿐 아니라 더 나아가 비만 예방과 개선에 대한 효과를 가졌습니다. 

학생들은 자기 주도적인 참여가 쉽지 않은데, 학생들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담당 선생님과 보건소관계자는 사이트 비번을 공유해 매일 주어지는 미션과 월단위의 미션 결과의 기록이 잘 나오도록 관리를 했습니다.

또한 보건소에서는 6천보 기준으로 했을 때 주단위 월단위로 데이터를 낼수 있는데 기록이 잘 나오는 우수 학생들에게 나이키 스포츠양말 등 인기있는 아이템을 선물해 프로그램 참여도를 높이는데 큰 힘이 되었습니다.

또한 구리시보건소에서는 한달에 한번 미션을 만들어 아이들이 엘리베이터 이용하지 않고 계단으로 걸어가는 사진찍기, 줄넘기 사진찍기 등 체육 교사가 할 수있는 학교 교육프로그램과 연동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제공해 적극적으로 동기부여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Q7.아동·청소년 모바일 헬스케어사업을 시범 운영시 개선할 사항 혹은 어려웠던 점은 어떤 것이 있었나요?

학생들은 어른과 달리 자기 주도성이 부족하고 아이들이 스마트워치 착용하는 것을 잊어버리기도 하고, 학원 등 바쁜 일정으로 운동일기와 식생활 일기를 꼼꼼히 작성 하지 못해 정확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을까 하는 것에 대한 염려와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구리중학교 1학년 아동.청소년 모바일 헬스케어  시범 사업에 참여한 우수학생 시상식.
구리중학교 1학년 아동.청소년 모바일 헬스케어 시범 사업에 참여한 우수학생 시상식.

Q8.학교에서 학생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아이들에게는 평소 몰랐던 자기 생활습관과 몰랐던 정보들을 알아가는 유익한 시간이었고 학생들이 좋아하는 아이템으로 보상까지 주어지는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정말 다들 즐거워했습니다. 

 

Q9. 교장선생님, 구리중학교 학생들 나아가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한마디 해주세요.

아직 꿈꾸지 않는 구리 중학교 학생들에게는

“아직 꿈이 없어요. 몰라요, 괜찮아요! 하지만 고민은 시작해야죠. 고민의 시작은 공부예요. 중학생 때 미래를 준비하는 공부는 바보처럼 하는 거예요. 기타 공부든, 만화 공부든, 게임 공부든… 공부는 묵묵히 하는 거예요. 남들이 보면 어리석어 보일 수도 있고 답답하게 느낄 수도 있겠지만, 가야만 하는 길 묵묵히 가다보면, 가고 싶은 길도 보이고 가야 할 길도 보인답니다. 물론 놀지 말고 공부만 하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이미 꿈을 꾸고 지혜롭게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중학생들에게는

“하루는 축소된 나의 인생이다. 언제 해도 할 일이면 지금하자.”

 

Q10. 끝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 부탁드립니다.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의 주인이 최고의 승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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